여행 마지막날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이 저녁 시간대라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찾은 맛집.
평소에 소바를 좋아하는 나는 일본에 왔으니 소바 맛집이라는 곳에도 한번 들러보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우에노역 근처 무려 130년 전통의 소바 맛집!
일본에는 특이하게도 집안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는 걸 흔히 볼 수 있는데, 그런 풍습을 갖게된건 다 사연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가업을 잇는 기업을 '老舗(시니세)'라 하는데, 일본에 유난히 시니세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흔히들 장인 장신을 떠올리고들 한다.
다만 이에 대해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는데, 그건 바로 역사적 배경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에도 시대 때부터 각 지역의 영주들이 영지 내 세금을 걷을 때 편하게 걷기 위해서라는데, 지금과 달리 신분과 직업, 소득을 정리하기 어려웠던 과거 시대에는 직업의 변경과 그에 따른 지역 이동을 극도로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초밥집 자식으로 태어나면 초밥집, 라멘집 자식으로 태어나면 라멘집, 사무라이 자식으로 태어나면 사무라이를 해야했던 것이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 되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
믿을만한지는 모르겠지만 계급 이동, 지역 이동을 극도로 꺼려했기때문에 그런 시도가 발견되는 즉시 사무라이에 의해 처형됐다고 한다.
그런 배경때문인지 일본엔 유난히 그런 집들이 잦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만화나 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다.
예를 들면 슬램덩크에서 변덕규가 갑자기 횟집을 한다고 농구를 그만둔다던지 그런 것 말이다.
아무튼 이번에 방문한 소바집도 그런 집인 주는 모르겠으나, 130년 전통이 있다하여 그 맛이 궁금해 방문하게 됐다.
우에노 야부소바
6 Chome-9-16 Ueno, 台東区 Taito City, Tokyo 110-0005, Japan
예약방법 : 현장 대기
야부소바는 우에노역 주변 아메요코 시장 안에 위치해있다.
아메요코 시장 내부는 정말 사람도 많고 혼잡한데, 간판이 굉장히 작기때문에 아래 가게 사진을 보고 잘 찾아가시길 바란다.
가게는 2층으로 이루어져있고, 회전이 굉장히 빠르기때문에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한 40분 정도..?ㅎ
일본어 메뉴판을 열심히 파파고로 번역해서 메뉴를 고르고 있었는데, 점원분이 오시더니 한국어메뉴판을 주셨다!
놀랍게도 한국어를 제법 잘하셨는데 대화를 좀 나눠보니 재일교포 2세셨던 거 같다.
굉장히 친절하셨던 기억이 난다.
작은 도자기병에 담긴 건 쯔유소스인데, 시판용 소스가 아니라 직접 만드는 쯔유라고 한다.
메밀면도 홋카이도에서 직접 공수해온 메밀가루로 만든다고 하는데, 사실 차이는 잘 못느끼겠더라.
쯔유소스는 정말 맛있었다. 시판과는 다르다 확실히.
아무튼 도자기 병에 있는 쯔유 소스를 같이 나온 빈 그릇에 따라 메밀면을 찍어먹으면 되는데, 내가 주문한 마 소바같은 경우는 마에 쯔유소스를 넣고 섞어먹으면 된다.
처음 마 소바가 나왔을 때부터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무 소바를 먹고싶었는데…
그렇게 갈아나온 마에 쯔유소스를 섞었는데 뭔가 더 잘못된 것 같았다.
마는 갈게되면 굉장히 걸쭉한 식감을 갖게되는데, 거기에 쯔유소스를 섞게되니 비쥬얼이 굉장히… 음… 유니크해져버렸다.
자 이제 이 소스에 면을 찍어먹을 차례다.
면을 찍자마자 마치 콧물을 찍은 기분이 들긴했지만 맛 자체는 괜찮았다.
흔한 소바의 맛? 특별한 맛은 없었다. 이건 내가 소바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
소바를 다 먹고나면 메밀면을 삶은 물을 내주는데, 이걸 먹고 남은 쯔유 소스에 부어서 마시면 된다.
일반 소바는 쯔유소스에 타먹기때문에 온소바 느낌이 났는데, 내가 먹은 마 소바는…. 조금 더 콧물스러워졌었다.
전체적인 소감은 맛 자체는 무난했으나 시간을 내어 방문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추천하지는 않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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